퇴사 예정자의 파일 반출 내역을 확인하거나, 정상 권한을 가진 사용자의 의심 행위를 검증해야 할 때가 그렇다. 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무엇이, 언제, 어떤 경로로 발생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추정이나 경험이 아니라, 시스템에 남아 있는 기록을 근거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디지털 포렌식이 필요해진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포렌식은 해킹 분석이나 악성코드 분석과 혼용되기 쉽다. 하지만 실무 관점에서 포렌식의 핵심은 기술보다 절차에 있다.

디지털 포렌식은 사건 이후 시스템에 남아 있는 디지털 흔적을 바탕으로, 실제로 발생한 사실관계를 재구성하는 조사 절차다.

포렌식은 "분석부터 시작하는 작업"이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다루었는지가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결정한다.

None

포렌식의 기본 절차

디지털 포렌식은 일정한 흐름을 따라 진행된다.

① 증거 식별② 수집·획득③ 보존④ 분석⑤ 보고

각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무결성 보장과 절차의 연속성이다. 원본 데이터를 안전하게 복제하고, 해시값으로 무결성을 입증하며,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다뤘는지를 기록해야 한다.

# 디스크 이미지 생성 및 해시 기록
dd if=/dev/sda of=/mnt/evidence/disk.img bs=4M
sha256sum /mnt/evidence/disk.img > /mnt/evidence/disk.img.sha256

포렌식에서 다루는 흔적들

포렌식이 다루는 정보는 새로 생성되는 데이터가 아니다. 대부분 이미 시스템에 남아 있던 기록이다.

  • 인증 및 접근 로그 (로그온, VPN, 웹 접근 기록)
  • 시스템 및 서비스 로그
  • 파일 메타데이터 (생성·수정·접근 시각)
  • 계정 및 권한 변경 이력
  • 시간 정보 (타임존, 시각 동기화 상태)

이 기록들은 각각 따로 보면 단편적이다. 의미는 시간 흐름으로 연결될 때 드러난다.

타임라인 분석: 포렌식의 핵심

포렌식의 핵심 기법은 타임라인 분석이다. 서로 다른 시스템에 남아 있던 로그를 단일 시간 기준으로 정렬해, 사건의 흐름을 재구성한다. 타임라인 분석은 개념 설명보다 실제 로그 예시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 빠르다.

아래 로그는 서로 다른 시스템에 남아 있던 기록을 하나의 사건으로 가정한 예시다.

2026-01-25 23:47:32  VPN 로그인
                     - 사용자: user@company.com
                     - 출발지 IP: 203.0.113.45
2026-01-25 23:48:01  파일 서버 접근
                     - 경로: \\fileserver\hr\salary_2026.xlsx
                     - 행위: 읽기
2026-01-25 23:48:15  파일 다운로드
                     - 파일명: salary_2026.xlsx
                     - 크기: 2.3MB
2026-01-25 23:49:22  외부 메일 발송
                     - 발신: user@company.com
                     - 수신: external@gmail.com
                     - 첨부파일: salary_2026.xlsx
2026-01-25 23:50:01  VPN 로그아웃

위 로그는 각각 다른 시스템(VPN 서버, 파일 서버, 메일 서버)에 남아 있었지만, 시간 순서로 정렬하면 명확한 사건의 흐름이 드러난다.

None

포렌식의 기본 원칙

무결성 (Integrity)

수집된 데이터가 수집 당시와 동일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해시값 기록과 접근 통제가 필수다.

절차의 연속성 (Chain of Custody)

증거가 수집된 순간부터 분석, 보관까지 누가, 언제, 어떻게 다뤘는지가 기록되어야 한다.

재현 가능성 (Reproducibility)

다른 사람이 동일한 자료와 절차로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분석 과정은 반드시 문서화된다.

실무에서의 적용

디지털 포렌식은 특정 상황에서만 쓰이는 기술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실무 상황에서 모두 적용된다.

  • 퇴사자 파일 반출 검토: 어떤 파일에, 언제 접근했고, 어디로 전송했는가?
  • DLP 알람 후속 조치: 알람이 발생한 시점 전후로 어떤 행위가 있었는가?
  • 내부 정보 유출 의심: 정상 권한을 가진 사용자의 비정상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가?

이 모든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 어떤 기록을 확인할 것인가 (범위 설정)
  • 기록을 어떻게 수집하고 보존할 것인가 (무결성)
  • 기록을 어떻게 해석하고 연결할 것인가 (타임라인 분석)
  • 결과를 어떻게 문서화할 것인가 (재현 가능성)

디지털 포렌식은 특정 도구를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사후 분석을 수행하기 위한 사고방식과 절차다.

이 관점을 이해하면 퇴사자 파일 반출, 내부 정보 유출 의심, DLP 후속 분석과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고,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